
평생 허공에 뜬 황망한 삶이
함부로 먹은 밥,
씹지 않고 넘긴 밥,
뒤통수 맞으며 먹은 밥,
물 말아먹은 쉰밥,
억지로 한 밥,
건성으로 한 밥,
분노로 한 밥,
'지겨워, 지겨워' 하며 한 밥,
울면서 한 밥,
타인의 수고로 먹은 밥,
돈으로 한 밥,
돈 주고 먹은 싸구려 밥...
밥들의 역사였다는 것이 오늘 아침
한 그릇 밥에 말갛게 드러나네.
스스로를 위해 정성 들여 지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몽글몽글 피워내는 밥에 담긴 가르침.
오십 평생 이 단순한 밥이 없었네.
그게 무슨 삶이라고!
- 김혜련, 밥하는 시간 중에서 -
삶은 사실 밥의 역사입니다.
어떤 밥을 먹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먹었는지, 어떤 기분으로 먹었는지,
어떤 자세로 먹었는지...
내 밥의 역사는 내 삶의 역사입니다.
밥은 매일 먹지만 돌이켜보면 똑같은 밥은 없습니다.
잘 먹은 밥은 기억에 남지만,
잘 먹지 못한 밥은 가슴에 남습니다.
그래서 눈물로 먹은 밥은 절대 잊혀지지 않습니다.
대충 살기 위해 먹은 밥은 미완성의 밥입니다.
문제는 미완의 밥을 바탕으로 한 삶 자체가 미완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면 미완을 완성으로 돌리는 방법은 없을까요?
지금부터 완성으로 향하면 됩니다.
오늘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 내 삶이 밥의 역사였음을 알면 됩니다.
그러니까 밥을 잘 먹으면 됩니다.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부터
정성껏, 감사히 실천하면 삶이 바뀝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쌀을 씻고, 앉히는 일련의
'밥하는 시간'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보세요.
갓 퍼 놓은 밥 한 그릇이 더운 김을 '몽글몽글' 피워 내면서
여러분에게 말을 걸 것입니다.
밥 먹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게 무어냐고.
<따뜻한 하루 중에서 >
'모셔온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품격 있는 노년을 위해 버려야 할 것들 (1) | 2026.03.03 |
|---|---|
| 김형석 교수의 말씀 7가지 (0) | 2026.03.03 |
|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0) | 2026.03.01 |
| 박정희와 경제발전 (1) | 2026.03.01 |
|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0) | 2026.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