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나라 어느 비구니의 「오도시悟道詩」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
날이 다하도록 봄을 찾아 헤매었건만 봄은 보지 못하고,
짚신 발로 산 언덕의 구름만 밟고 다녔구나.
돌아와 웃으며 매화가지 집어 향기 맡으니,
봄은 가지 끝에 이미 한창이더라]
盡日尋春不見春,
芒鞋踏遍隴頭雲.
歸來笑拈梅花臭,
春在枝頭已十分
봄을 찾기 위하여 하루 종일 온 산을 찾아 헤매고 있다.
산꼭대기 구름 위에까지 올라가보았지만 봄을 찾지 못하였다.
지칠대로 지쳐 이제 봄을 찾으려는 생각을 접고 돌아온다.
그런데 바로 그때 코끝에는 매화의 향기가 스쳐오는 것이 아닌가.
정작 봄은 자기 집 뜰 매화가지 위에 이미 와 있었던 것이다.
그가 봄을 찾으려고 온 산을 헤매는 것은
道를 깨달으려고 구도의 행각에 나섬을 뜻한다.
그는 온갖 고행을 무릅쓰며 일념으로 정진하였다.
그러나 온 산 어디에도 없는 봄처럼,
도의 실체는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지친 그녀는 이제 집으로 돌아온다.
무엇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집착 속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다.
위의 시는 메텔링크의 파랑새 이야기를 떠올려준다.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 온 세상을 헤매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파랑새는 정작 자기 집 마당에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깨달음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사실은 내가 부처임을 모른 것.
그것을 알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이 욕망과 아집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번뇌와 갈애가 있으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불교는 마음의 성품을 자각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사물을 보라는 것이다.
사건과 물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인연을 따르며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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