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글
때로는 우회로가 지름길이다
highlake(孤雲)
2024. 7. 26. 13:01
이 글은 시인 류시화님의 책 "새는 날아 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중에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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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우회로가 지름길이다.
삶이 우리를 우회로로 데려가고,
그 우회로가 뜻밖의 선물과 예상하지 못한 만남을 안겨 준다.
먼 길을 돌아 '곧바로' 목적지로 가는 것,
그것이 여행의 신비이고 삶의 이야기이다.
방황하지 않고 직선으로 가는 길은 과정의 즐거움과 이야기를 놓친다.
많은 길을 돌고 때로는 불필요하게 우회하지만,
그 길이야말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헤매는 것 같아 보여도 목적지에 도달해서 보면
그 길이 지름길이자 유알한 길이다.
길들이 자세히 표시된 지도를 가끔은 접어야 하는 이유가그것이다.
길을 잘못 접어들어 들르게 된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 줄 수도 있는 것처럼,
신은 우리에게 길을 보여 주기 위해 때로는 길을 잃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