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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관한 여러가지 이름

highlake(孤雲) 2020. 7. 21. 13:01

해마다 6월중순부터 7월 중순경까지 장마가 계속된다.

옛부터 나라를 잘 다스리는 성군(聖君)은 치산치수(治山治水)에 능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치수가 잘 되지 않아 장마철에는 홍수가 나고

산사태가 나서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군데군데 저수지를

설치하고 강물을 조절하는 등 물 관리를 잘 하고 있어서 예전처럼

강이 범람을 하고 홍수가 나는 일이 거의 없다.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는 폭우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고 피해가

많다는 보도가 있었다.

 

때로는 장마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흔히 마른 장마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물부족 현상이 생기고 대지는 가물고 건조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 는  연일 계속 되는 장맛비가 갑자기 폭우로 변해  동천이

범람하는 물난리를 겪기도 했지만,  저수지에는 만수가 되어 농사를

도우며 산천은 더욱 푸르게 숲을 키우고 넉넉히 만물을 품어 줄 것이다.

 

조선일보 오피니언에  비(雨)에 관한  재미있는 글이 있어 옮겨 본다.

 

매실이 익는 계절에 내리는 비를 중국인들은 매우(梅雨)라고 적는다.

보통은 장강(長江) 중하류 지역에 6~7월경 내린다.

오랜 기간 짙은 구름이 끼고 비가 내려 일종의 장마로 간주한다.

줄곧 내리는 비 때문에 곰팡이가 핀다.

그래서 '곰팡이 비', 즉 매우(霉雨)로 칭할 때도 있다.

옛 중국인들이 적었던 비의 종류는 제법 풍부하다.

달콤한 이슬, 감로(甘露)에 비를 비유한 경우가 우선 눈에 띈다.

보배로운 이슬, 보로(寶露)도 그렇다.

그러나 마냥 좋지만은 않다.

벌판을 거세게 달리는 말처럼 땅을 뒤흔들 듯 내리는 소낙비는 취우(驟雨)다.

 

분우(盆雨)라고 적는 비도 있다.

물동이를 쏟아붓듯 내린다는 '경분대우(傾盆大雨)'의 준말이다.

방타(滂沱)는 비가 마구 쏟아지는 모양을 형용한 말이다.

역시 아주 큰비, 대우(大雨)를 일컬을 때 흔히 등장한다.

땅이 잠긴다는 뜻에서 적는 수료(水潦)라는 단어도 큰비의 하나다.

음우(霪雨)와 음우(陰雨)는 과하게 오래 내리는 비다.

땅을 충분히 적실 정도로 내리는 비는 투우(透雨)다.

땅을 헤집고 들어가는 빗물, 투지우(透地雨)의 준말이다.

사흘 이상 이어지면 임우(霖雨)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천루(天漏)라고 했다.

손님 발길을 막는다고 해서 적었던 유객우(留客雨)도 있다.

비는 때에 맞춰 내려야 좋다. 그런 비는 급시우(及時雨)다.

'수호전(水滸傳)' 양산박(梁山泊) 108두령의 첫째인 송강(宋江)의 별명이다.

시절 감안하면 요즘 중국에 내리는 비는 '매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매실 자라는 데 도움은커녕 사람 사는 집과 땅을 거대하게 삼켰다.

근심을 부르는 장맛비, 수림(愁霖)의 수준을 넘어섰다.

이재민은 어느덧 4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륙의 민심(民心)이 비에 젖고, 슬픔에 젖고, 또 눈물에 젖어가는 모양이다.

               - 조선일보 오피니언 중에서 -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16/20200716047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