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우주 한 채/이영춘

highlake(孤雲) 2020. 5. 15. 11:30

우주 한 채 /이 영춘

                                     
적막이 빈 집을 지킨다


벌레 먹은 햇살이 기웃기웃 적막을 건드린다


움칠, 긴 그림자 하나


허공을 가른다


땔감을 진 노인이 노을을 지고 돌아온다


적막이 길게 하품을 하며


노인의 품에 덥썩 안긴다


초가 한 채가 온통 우주를 흔든다